[국가유공자]-사례-군복무 중 가혹행위로 자살하면 국가유공자
[국가유공자]-사례-군복무 중 가혹행위로 자살하면 국가유공자
군복무 중 가혹행위로 자살하면 국가유공자
울산지법 “군인으로서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2007년 05월 02일 (수) 10:29:03 김성환 기자 shkim@lawissue.co.kr
군복무 중 선임병들의 가혹행위 등을 견디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자살했다면 이는 군인으로서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유족에 대한 국가유공자유족등록신청 거부는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망인 장OO(당시 21세)씨는 2004년 9월 육군에 입대해 수색중대에 전입 돼 11월 비무장지대인 GP에 투입됐다.
장씨는 보통체격으로 온순하고 성실했으나, 성격이 다소 내성적이고 구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다른 사병에 비해 체력의 열세를 보여 선임병들로부터 많은 욕설과 구타를 당했으며, 상습적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타부대로 전출되기도 했다.
장씨는 구타 및 가혹행위로 동료 병사들에게 “수류탄을 보면 까버리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는 등 육체적·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아 오던 중 2005년 2월 1일 체력단력실에서 “체력이 달려 구보에서 낙오된 것이 아니라, 정신상태가 빠져서 그런라며 고참으로부터 뺨을 수회 맞자 심하게 겁을 먹었다.
결국 장씨는 “부모님 죄송해요. 하늘나라에서 기다릴게요. 다들 견디는데 나만 낙오한다. 낙오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맞는 것이 무섭지 않다. 욕먹는 것이 싫지 않다. 나 자신에게 희망을 찾을 수 없다”는 유서형식의 메모를 남기고 자신의 K-2 소총으로 자살했다.
이에 장씨의 유족은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언어폭력과 구타 등으로 자살한 만큼 순직군경에 해당하다”며 지난해 2월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신청을 했으나, 울산보훈지청이 “자살은 순직군경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울산지법 행정부(재판장 이수철 수석부장판사)는 4월 25일 망인 장씨의 유족이 울산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인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여기서 자살은 자유의지에 따른 것을 의미한다”며 “자살이 자유의지에 따른 것인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자살과 관련된 질병 유무,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가혹행위와 자살 시기, 자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망인은 선임병들로부터 구보 이탈 등을 이유로 수시로 욕설과 구타를 당했고, 자살 당일 오전까지 이어졌던 점, 망인에게 전혀 사살을 유도할 만한 다른 개인적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선임병들의 위압적인 질책과 언어폭력, 구타 등으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다가 자살에 이르렀다고 추단할 수 있다”고 더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망인의 자살이 그의 정상적이고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망인의 사망은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군인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맞는 만큼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