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04-08318 

재결결과    기각

사건명       국립묘지안장거부처분취소청구

국방부

국립현충원

【재결요지】

1) 국립묘지령 제3조제1항제1호의 규정에 의하면 현역군인·소집중의 군인 및 군무원으로서 사망한 자의 유골 또는 시체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나, 다만 불명예스러운 사망자를 제외한다고 되어 있고, 동항제4호의 규정에 의하면 임무수행 중 전사 또는 순직한 경찰관도 국립묘지 안장대상자이며, 국립묘지령시행규칙 제1조의 규정에 의하면 ‘자해자’는 불명예스러운 사망자의 한 유형으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게 되어 있다. 2)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는 것도 결국 병역의무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현역군인 및 소집중인 군인 등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자해행위로 인해 사망한 전투경찰순경에 대하여 법조문상 현역군인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단서조항이 없다는 사유로 현역군인과 달리 취급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한다면 병역의무이행자간의 형평성이 심히 훼손될 뿐만 아니라 국가에 유공한 자의 충의와 위훈을 영구히 추앙하기 위하여 그 유골 또는 시체를 안장하도록 한 국립묘지의 설치목적과도 맞지 아니하게 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다 사망한 경우에도 자해자 등 불명예스럽게 사망한 자는 안장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립묘지에의 안장신청을 받아 안장을 하고 묘지관리업무를 총괄하는 피청구인이 관계법령에 의하여 안장이 제한되는 자에 대하여 안장이 불가함을 통지하는 것은 그 소관을 벗어났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취지로 청구인에 대하여 한 피청구인의 이 건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주문】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한다.

【청구취지】

피청구인이 2004. 5. 13. 청구인에 대하여 한 국립묘지안장거부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2003. 11. 2. 경남지방경찰청

○○ 경찰서 소속 이경으로 복무하던 중 경찰서옥상에서 투신하여 부상으로 사망한 청구인의 아들 고 이△△(이하 “고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청구인이 2004. 3. 24. 피청구인에게 국립묘지안장신청을 하자, 피청구인은 2004. 5. 13. 청구인에게 고인이 자살자라는 이유로 국립묘지안장이 불가함을 통지(이하 “이 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청구인 주장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고인은 2003. 8. 19. 군 입대후 같은 해 10. 10. 전투경찰순경으로 임용되어 같은 해 10. 24. 경남지방경찰청 ○○경찰서에 전입하여 발령대기 중이었는데, 이때부터 상급자로부터 거의 매일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하여 이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같은 해 10. 29. 19:20경 약 18m 높이의 ○○경찰서 옥상에서 투신하였고, 경상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같은 해 11. 2. 20:45경 사망하였다.

나. 전투경찰순경의 사망인 이 사건의 경우 국립묘지의 안장과 관련하여서는 국립현충원장은 물론 국방부장관에게도 그 안장여부에 관한 판단권한을 인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피청구인은 전투경찰대설치법시행령 및 전투경찰순경등관리규칙에 의하여 전공사상심사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쳐 순직으로 결정한 경남지방경찰청장의 판단과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안장을 이행하여야 할 기속적 의무만 있을 뿐 그 당부를 임의로 판단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 고인의 사망의 물리적 원인이 자해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고인의 사망은 선임병의 가혹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고인의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므로 국립묘지령시행규칙 제1조에서 규정한 ‘자해자’ 및 전투경찰순경등관리규칙(경찰청훈령) 제136조에서 규정한 ‘자살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 바, 이를 이유로 한 피청구인의 이 건 처분은 위법부당하다.

3. 피청구인 주장

피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국립묘지령 제3조제1항제4호에서 국립묘지안장대상으로 전사 또는 순직한 경찰관을 명시하고 있고, 전투경찰순경등관리규칙 제136조의 전투경찰전공사상분류기준은 전사순직전상공상과 사망(병사변사자살자)으로 구분하고 있는 바, 이에 의하면 자살자는 사망으로 분류되어 순직에 해당되어 국립묘지안장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소속지방경찰청에서 규정에 맞지 않게 순직결정을 한 것이며, 설사 순직결정에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이는 국가책임에 대한 일부 보상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국립묘지안장이 반드시 이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나. 전투경찰의 전공사상분류기준은 군인과 그 내용이 같고 군인의 경우에는 자살자를 순직으로 결정한 사례가 없으며, 만일 자살한 전투경찰순경을 국립묘지에 안장한다면 국립묘지령 제3조제1항제1호 및 동법시행규칙 제1조 각호에서 자살자 등을 불명예스러운 사망자로서 안장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군인과 형평성에 위배되고, 열악한 동일여건에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전역장병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않는 현실과 모순되며 결국 자살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다. 경찰청장이 국립현충원장에게 전투경찰순경의 안장신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국립현충원장에게 안장신청내용의 적법성이나 당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안장자격에 하자가 있음을 안 이상 안장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할 것이며 이는 공무원으로서의 보편적인 기본임무라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이 건 처분은 적법타당하다.

4. 이 건 처분의 위법부당여부

가. 관계법령

국립묘지령 제3조제1항

국립묘지령시행규칙 제1조

나. 판 단

(1) 청구인 및 피청구인이 제출한 순직확인서, 전투경찰순경 전공사상 심사결과하달공문, 안장신청서, 국립묘지안장불가통지공문 등 각 사본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경상남도지방경찰청장이 2003년 11경 발행한 순직확인서에 의하면, 고인은 2003. 8. 19. 군 입대하여 같은 해 10. 10. 전투경찰순경에 임용되어 같은 해 10. 24. ○○경찰서에 전입하여 발령대기 중이던 자로서, 전입 다음날인 10. 25. 07:00경 경찰서 4층 옥상에서 상급대원인 청구외 김종국 상경으로부터 아침점호시 체조를 잘못 했다는 이유로 머리 등을 수회 구타당하는 등 같은 해 10. 29.까지 5일간 옥상세탁실화장실 등지에서 7차례에 걸친 상급대원의 지속적인 구타로 전입 5일째인 신임전경(이경)으로서 인간적인 모멸감과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의한 순간적인 충동으로 같은 해 10. 29. 19:20경 높이 약 18m의 경찰서 옥상에서 투신하여 부상을 입고 ○○ 대학교병원에서 “장기(폐)” 등의 손상으로 치료하던 중 같은 해 11. 2. 20:45경 순직한 자라고 기재되어 있다.

(나) 경상남도지방경찰청장은 2003. 11. 4. ○○경찰서장에게 청구인에 대한 전공사상 심사결과(순직)를 하달하였다.

(다) 청구인은 2004. 3. 24. 피청구인에게 고인의 국립묘지안장을 신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청구인은 2004. 5. 13. 고인이 자살자로서 국립묘지 안장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청구인에 대하여 이 건 처분을 하였다.

(라) 고인의 선임자인 청구외 김

○○ 의 상습폭행죄에 대한 창원지방검찰청○○지청의 2004. 2. 18.자 공소장에 의하면, 위 김 ○○ 은 고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폭행을 행사하였다.

○2003. 10. 25. 07:00경 : 고인이 아침점호시 체조를 잘못하였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머리를 3-4회 때림

○2003. 10. 25. 14:00경 : 고인이 세탁기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머리를 2-3회, 뺨을 1회 때림

○2003. 10. 25. 19:00경 : 고인이 화장실 청소를 빨리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과 손바닥으로 고인의 머리를 2-3회 때림

○2003. 10. 27. 07:30경 : 고인이 주차장 청소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주먹과 손바닥으로 고인의 머리를 3-4회 때림

○2003. 10. 27. 19:00경 : 고인이 화장실 청소를 빨리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과 손바닥으로 고인의 머리를 2-3회 때림

○2003. 10. 28. 07:00경 : 고인의 구두닦는 자세가 잘못 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손바닥으로 고인의 머리를 2-3회 때림

○2003. 10. 29. 07:20경 : 고인의 구두닦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고인의 등머리부위를 5-6회 때림

(2) 살피건대, 국립묘지령 제3조제1항제1호의 규정에 의하면 현역군인소집중의 군인 및 군무원으로서 사망한 자의 유골 또는 시체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나, 다만 불명예스러운 사망자를 제외한다고 되어 있고, 동항제4호의 규정에 의하면 임무수행중 전사 또는 순직한 경찰관도 국립묘지 안장대상자이며, 국립묘지령시행규칙 제1조의 규정에 의하면 ‘자해자’는 불명예스러운 사망자의 한 유형으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게 되어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선임병의 가혹행위가 고인으로 하여금 자살을 결의하게 한 동기와 원인의 일부가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고인이 소속했던 전투경찰타격대는 어느 정도의 규율이 필요한 곳이고 통상 군복무초기의 전입자라면 부대적응과 기강확립을 위하여 얼마간의 긴장된 생활을 예견할 수 있는데, 고인이 전입한 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모든 것이 생소한 시점에서 엄격한 통제가 요구되는 전투경찰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행하였다고 볼 수도 있는 바, 고인의 사망에 대한 국가책임의 인정 및 그 보상문제 등은 별론으로 하고, 선임병의 가혹행위와 고인의 자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인의 사망이 자해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는 것도 결국 병역의무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현역군인 및 소집중인 군인 등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자해행위로 인해 사망한 전투경찰순경에 대하여 법조문상 현역군인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단서조항이 없다는 사유로 현역군인과 달리 취급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한다면 병역의무이행자간의 형평성이 심히 훼손될 뿐만 아니라 국가에 유공한 자의 충의와 위훈을 영구히 추앙하기 위하여 그 유골 또는 시체를 안장하도록 한 국립묘지의 설치목적과도 맞지 아니하게 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다 사망한 경우에도 자해자 등 불명예스럽게 사망한 자는 안장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립묘지에의 안장신청을 받아 안장을 하고 묘지관리업무를 총괄하는 피청구인이 관계법령에 의하여 안장이 제한되는 자에 대하여 안장이 불가함을 통지하는 것은 그 소관을 벗어났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취지로 청구인에 대하여 한 피청구인의 이 건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5. 결 론

위와 같은 이유로 청구인의 청구는 이유없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의결한다.